얼마 전 새벽 3시에 자려고 누웠는데 부스럭 부스럭 소리가 났어요.
익숙한 소리이기도 한 그것은 분명 집 앞 쓰레기더미에서 재활용품이나 폐지를 뒤지는 소리죠.
그걸 들으면서 참...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남들 다 자는 이 시간에 저것 조차 경쟁해야 돼서 새벽에 나오는 상황이라든가 너무 안타까운거예요.
그리고 내가 저 즈음 됐을때 과연 내모습이 저렇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확신이 있나, 하면 없다 라든가.
OECD가입국 중 노인빈곤층이 가장 많고 2위 멕시코보다 두배가까이 많은 45%의 노인이 빈곤층인 나라죠 지금의 한국. 노인 자살 원인의 1위가 가난 때문이고 노인 자살율도 1위.
폐지줍는 노인들이 100만이네 150만이네 하는데 저 빈곤층의 비율을 보면 노인의 절반은 저런 비참한 신세라는 것이죠...지표상으로는 일단.
생각해보면 과연 나는 몇 살 까지 평범하게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이미 5년 전부터 했는데 암만 생각해도 답이 없어요. 게임그래픽 디자이너로 몇 년 일했고 나이도 서른 넘었습니다. 당연히 모아놓은 돈은 얼마 안 되고, 지금처럼 계속 벌어도 은퇴자금 으로는 몇 억 있어야 된다는데 그 돈은 평생 모아도 달성할 수 없는 금액.
과연 나는 몇 년이나 이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운 좋으면 40살 까진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운 좋아서 관리직으로 가면 몇 년은 더 있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정말 희박한 확률일테고...일 관두면 이후엔 뭘 어떻게 벌어먹고 살아야 되는가 등등, 생각할 수록 머리만 아프고 답답하지 도무지 길이 안 보이는거죠.
진짜 어떻게 살아야 될까요. 이 나라에 태어나서 운이 좋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가난에 찌들어 살거나 그냥 가난하거나 하는 미래.
비가 와서 센티멘탈 해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