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자리에 할아버지 네 분이 계셨는데 유독 혼자서 목소리 큰 할아버지가 한 분 계셨었어요.
그 네 분이 뭔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들린건 난데없이
"미국의 만하탄(Manhattan. 맨해튼 말이겠죠)은 말 그대로 땅이 많어. 봐. 한국말로 마나땅, 땅이 많다 이거지."
이것만 듣고는 아, 이 할아버지가 개그를 치시는구나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말 나머지 세 분은 뭐라 들리지도 않는 대화를 하는데 혼자서 정말 뜬금없이 본인만의 얘기를 하시는거예요.
"목사가 뱀을 짐승이라고 했는데 그거 내가 아니라고 따졌어. 짐승은 먹으려고 기르는 동물을 짐승이라고 하는데 뱀은 먹으려고 사냥을 안 한단 말이지. 그래서 그게 무슨 짐승이냐 그러니까 아무말도 못 하더라"
...먹으려고 기르는 짐승은 가축이죠. 네....그리고 그 다음.
"거 멕시코 아래에 잉카라고 있잖어? 그거 사실 잉카가 아니여. INGKA, 여기서 K를 앞으로 보내면 KING이 되는거여. 왕".
이유는 모르겠는데 암튼 잉카는 왕인데 K뒤의 ING는 현재진행형이기때문에 아직도 왕이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잉카는 inca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K는 묵음인거지. 그래서 왜 할복이라고 하는거 있잖어. 칼로 배 가르는거. 칼로 배를 가르는데 왜 칼복이 아니라 할복인가? 그것은 바로 K가 묵음이라 칼이 할이 돼서 그런거."
여기서는 뭐 태양을 부르는 해가 어쩌구 했는데 그건 기억이 안 나네요.
"미국 미시시피라고 있잖어? 그거 이름이 왜 그런 모양샌가 하면 프랑스 애들은 시란 말이 없어. 그래서 미시시피는 물고기가 엄청 많은데 미치도록 많다고 해서 미치...미시시피가 된거여."
아마도 시피는 피쉬를 거꾸로 한 거였겠죠. 네 압니다.
"-왜 짐이란 말에 반응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남-짐은 먹는다는 뜻이여. 그래서 전라도에서는 김치를 짐치라고 하지."
...전라도 분들 제보 바랍니다.
암튼 제가 밥을 다 먹기도 전에 먼저 일어나셔서 이후에 뭔 얘기를 더 하시나는 듣지 못하여서 여기까지요.
아 괜히 만화책 사러 밖에 나갔다가 커플천지여서 빈정만 상하고 왔네요 퉤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