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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실패의 기록 (0) 2024/07/11 PM 05:52

실패의 기록



그는 오늘도 실패를 적었다.

불길이 사그라들듯

얼음이 녹아내리듯

그를 향한 기대가

시간에 변질되어

조롱으로 변했어도

그는 여전히 실패를 적었다.


허공에 다리를 놓듯

헛발질만 수백 번

잡히지 않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그는 어렴풋이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은 끝내 실패하고 말리란걸.

그럼에도 그는 공책 빼곡히

자신의 어리석음을 적었다.

자신의 부끄러움을 적었다.


훗날 이 작은 공책이

시금석이 될지

낙서장이 불과할지

누구도 알 수 없겠지만,

그는 오늘도 실패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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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꿈의 변호 (0) 2024/07/08 PM 05:17

꿈의 변호



열 밤을 자고 나야

어른이 된다던데

꿈만 꾼 탓에

늙기만 한 걸까.

제자리만 맴도는 뒷모습

초라하기만 하다.


흘러넘칠 곳을 잃은

눈물은 귓가에 맺혀

이명(耳鳴)을 울리고

도망칠 곳을 찾은

변명은 종이에 스며

이명(異名)을 새기네.


시대는 저물어만 가는데

필명은 새겨지질 않는다.

나는 깊이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

얕은 필적은 아무도 모른다 하여도

상처받지 않을 만큼만 사랑했던 걸까.

순백을 더럽히던 다짐이 무색하게도

나는 여전히 꿈속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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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젠레스 존 제로 짧평. (4) 2024/07/04 PM 07:39

젠레스 존 제로 짧평.


보는 맛은 있는데, 하는 맛은 부족한 게임.


ZZZ만의 색을 내려고 공들인 티는 납니다.

보여지는 면에 있어서는 흠잡을 부분이 거의 없지 않나 싶을정도로.

다만 가장 핵심이 되는 전투가 화려하긴 한데 지루합니다.

액션게임으로 보기에는 손맛이 영...

이후 밸런싱을 어떻게 잡아나갈지 궁금하긴 합니다.

전투시간을 적절하게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패턴을 보여줄 수 있을지.

당장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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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Fighters    친구신청

일단 잠깐 찍먹해본 결과...
원신라이크류 붕괴3 하는 느낌이었음...

개비스    친구신청

전투가 너무 얕은 느낌
버튼만 두드리고 있는거 같아서 두시간 좀 안돼서 접었네요
기대했는데 아쉽...

루리웹-5104100491    친구신청

저도 전투가 너무 재미없었네요 하면서 차라리 자동전투가 있었으면 더할텐데
생각하며 지웠습니다

고르곤412    친구신청

가벼워서 좋은 것 같습니다.
[단편_습작모음] [시] 아스팔트로 떨어진 씨앗 (0) 2024/07/03 PM 09:25

아스팔트로 떨어진 씨앗



봄날의 화단처럼

행복만 만개하면 좋으련만

불현듯 떨어진 꽃잎처럼

억울한 아픔이 가득 쌓여

엄마도 다 품지 못하네.


아스팔트로 떨어진 씨앗에는

어떤 꽃이 담겼을까.

어떤 색을 그렸을까.

어떤 향을 풍겼을까.

쏜살같이 지나치는 바퀴는

궁금할 겨를도 없겠지.


짓궂은 바람에 날린 씨앗아.

혹자는 너를 먼지라 부르며

가차 없이 쓸어내겠지만

뭉개지고, 썩어가는 중에도

품은 꽃을 져버린 적 없기에

나는 너를 거름이라 부르리.

다시 봄 피워낼 희망이라 부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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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평야로 가자 (0) 2024/06/28 PM 04:57

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너른 평야로 가자.


정상에 오른들

하늘에 닿을까.

하늘에 닿은들

구름이 잡힐까.

구름을 잡은들

펼쳐보면 눈물과

다를 바 없으니.


저 산은 다를까.

저어기 저 산은 다를까.

힘겹게 오르면 뭐 하나.

도시락 까먹고

고함이나 지르다

해 넘어가기 전에

터덜터덜 내려오겠지.


내 집은 저 아래.

내 가족도 저 아래.

내 친구도 저기 저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으로

아이고, 고되다.

살그머니 스며들어

잠이나 자야지.


평야로 가자.

평야로 가자.

너른 평야로 가자.

올려볼 것도

내려볼 것도 없이

친구야, 부르면 돌아볼

평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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