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옷이나 복장에 크게 신경을 안쓰는 편입니다.
꾸며도 별 차이가 안난다는 옷걸이라는 것도 잘 알고 부모님이나 같이 자란 누나 역시 그런거에 대한 관심없이 실용적인걸
추구하던 사람들이라. 크게 외향적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입니다.
줄여서 말하면 옷도 잘 못입고 뭐가 좋은지도 몰라요.
겉으로 사람을 평가한다를 떠나 말끔한 사람은 자기 관리가 뛰어나 보이고 호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가치없는
일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살아가며 의미있는 물건들은 어떤게 있으세요?
최근 태엽시계를 고치는 장인들과 그 이야기에 대한 글을 종종 보며 사람들에게 의미있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있고 저 역시 그이야기를 하고 싶어져서요.
저는 대학교 시절 누나가 사준 옆으로 매는 가죽 가방을 10년 넘게 쓰다가 너덜너덜해져서 수선까지 하다가 결국 보다 못한 어머니가 거지같다고
버리셨습니다.
제 친구는 그 가방을 평하기를 "이제 네 몸의 일부 같다." 라는 말을 하더군요.
가벼운 크기에 부드러운 재질 그리고 항상 매고다니던 그 가방이 생각납니다. 비싸거나 이쁜건 아니지만 10년 넘게 사용하며 익숙해진 그 느낌이
그리워질때가 있어요. 지금은 그 가방을 버린뒤로 오래 가방을 쓰지 못하고 자꾸 바꿔가며 막쓰고 있습니다. (사실 그 가방도 막쓰긴했어요..)
그리고 작은아버지가 작아져서 주셨던 고등학교 시절 입였던 체크무늬 긴팔 난방이 있었는데 뭔가 좋은 브랜드도 아닌 시장에서 산 옷이지만
몸에 너무 잘 맞는 느낌 부드러움 때문에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입고 다니다 어머니가 버리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어린시절부터 봐오던 아버지의 은수저
돌아가신 아버지의 은수저를 결혼 후 가지고 왔습니다.
사실 아버지 제사 당시 제가 아버지 은수저 세트에 젓가락을 하나 분실해서 죄책감으로 제사에 사용할 은수저를 다시 하나 구입했는데
그뒤에 아버지 은수저는 어머니 보관함에 고이 모셔두고 있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봐온 아버지의 특별한 은수저가 뭔지 부러워 나도 결혼하면 저런걸 가져야지 싶어서 결혼 준비 당시 아내에게 부탁해서
제가 읽어버린 젓가락 하나를 주문해달라고 부탁해서 셋트를 다시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신혼집에 잘 있지만 은수저를 사용하며 느낀건 항상 깨끗한 아버지의 은수저는 어머니가 얼마나 관리를 잘 해오신거였는지
알겠더군요.
지금은 조금만 안써도 검게 변해버려서 거의 사용을 포기하고 모셔두고 있습니다.
ㅎㅎ 루리웹 식구들의 소중한 물건은 어떤게 있나요?
지금 시즌엔 속초보다 사람 적고 바다끼고 쭉 둘러보시기도 좋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