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전혀 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영화 예고편부터가 너무 뻔한 전개가 예상되어 식상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개봉이후 예상보다도 훨씬 더 나쁜 반응이 쏟아지니 엉뚱하게 또 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어제 밤 관람했습니다.
자.. 일단 왜 평가가 나쁜지는 알겠더군요. 하지만 전 그렇게 나쁘게만 보지는 않았습니다. 구렇다고 추천하고 그럴 맘은 아니지만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감정 과잉입니다. 영화의 모든 등장인물이 마치 감수성 폭발하는 여중생 마냥 모든 행동에서 감정을 너무 과잉으로 드러냅니다. 그러다보니 소위 말하는 신파조가 너무 자주 튀어나옵니다. 영화 엘리멘탈의 웨이드 마냥 조금만 슬플 상황이면 눈물을 쏟아내고 입을 틀어막고... 너무 과잉이에요.
제가 보기엔 이 감정 과잉만 좀 조절하고.. 사건의 전개 중 위기 하나 정도는 제거하는 식으로 했다면 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긴 해요.. 이런 우주 배경 영화 몇편 좀 즐겼다 하시는 분이라면 쉽게 눈치챌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많습니다. 뭔 우주에서 소리가 이리 요란한가 하는 것 부터가 그렇죠. 영화적 허용으로 볼까 싶기도 하지만 문제는 이런 류의 팬이라면 이걸 이미 알고 소리 없는 연출에 오히려 더 신선함을 느낀다는 거지요.
보면서 아폴로13, 그래비티 같은 영화가 많이 생각났는데.. 안타깝게도 이 둘보다 매우 못한 영화입니다. 단 때깔.. 즉 CG면에서는 아주 대단한 성취를 보여주고는 있어요. 그래서 다 안타깝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표현인데.. 마치 그래픽 너무 좋은 노잼 게임하는 느낌이라서요.
이런 대형 자본이 투입되는 영화에 신선한 시나리오를 적용하는게 힘들다 보니 이런 뻔하디 뻔한 전개를 택하는 거겠지만 이제는 관객들의 수준이 그렇지 않다는 걸 좀 알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