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방송에서 재난상황 대비 비상식량으로 라면은 부적합하며 통조림이 좋다 하는데, 일부 재난 상황에서야 그렇지 대부분의 재난상황은 라면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마침 집에 있었는데 재난상황이 왔고, 집밖에 나가지않고 집에만 있을 수 있고, 집에 특별한 위해가 없는 경우의 재난.
이런 편리한 재난상황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핵전쟁이 난 경우와 좀비 아포칼립스 정도밖에 없을겁니다.
대부분의 재난은 집에 있는것 보다 재난영향이 적거나 없는 지역으로의 대피가 권장됩니다.
대형화재, 홍수나 쓰나미, 전쟁 까지도 모두 피난이 기본입니다.
그런데 통조림은 무겁습니다.
한사람이 짊어진다 했을때 며칠치 통조림을 들고다닐 수 있을까요?
유통기한은 집에 사전준비로 보관하는데 문제가 되지, 정작 재난상황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않습니다.
개인이 휴대할 수 있는 비상식량의 양은 한정되어있고 그렇다면 가능한 가볍고 휴대가 편한 식품이 피난에 유리합니다.
또한 개인이 대피하는 동안 휴대할 수 있는 양의 비상식량은 유통기한이 다 되도록 남아있을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오래 휴대하고 다니면 맛이나 냄새가 좋지않다?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맛과 냄새 따지는건 넌센스죠.
많은 물과 연료가 필요하다?
통조림은 따서 그냥 먹는걸 상정하면서 라면은 왜 끓여먹는걸 전제로 하죠?
라면 그냥 부숴먹는겁니다.
통조림도 참치김치찌개 스팸부대찌개 끓여먹으려면 라면의 몇배가 되는 물과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합니다.
제법 오래되어 이제 경험보다는 기록에 의존해야 떠올릴만큼의 시간이 지났지만, 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 비상식량을 준비해야 할 재난사태는 아직도 냉전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이 늘 하는 '라면 부적합하다 유통기한 긴 통조림 준비해라'는 딱 미국영화 속 핵전쟁에 대비해 개인 벙커에 통조림을 가득가득 쟁여놓는 장면을 떠올리게합니다.
한국 사람들 내집도 갖기 힘든데 개인 벙커는 왠말이며, 집에서만 기다리면 안전하게 지나가 줄 재난이 얼마나 되길래 그렇게 무거운 통조림을 강조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참치나 햄 통조림 회사에서 로비라도 받은게 아닌가 조심스레 의심해봅니다
ps. 외국과 상황이 다르고 재난의 종류도 다른데, 통조림류만 이상하리만큼 강조하는건 문제다라는 의도의 글이었는데, 제목을 잘못지어 라면 옹호글로 읽히는가봅니다. 꼭 라면을 비상식량으로 준비하라는 내용이 아니라, 대피 시 휴대하기에 무게가 너무 나가며, 국내에서 대피하는 최장경로와 소요시간을 생각해보면 너무 긴 보존기간이 필요하지 않으니 통조림을 대체불가 비상식량으로 생각하실 필요는 없다는 글이었습니다. 다음부턴 조금더 조리있는 글과 신중한 제목을 고민하고 글을 작성하겠습니다. 혼선을 드려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