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흰둥이를 잃고 크게 슬퍼하며 파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전 회사 동료여자사람에게 밥을 사줄 일이 있어 밥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 흰둥이 없는 비참한 삶 등을 얘기하다 안쓰럽다며 소개팅 제의를 받았습니다.
사진과 대략적인 소개를 들었는데...상대는 저보다 8살이 어린 20대 중반의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8살...개인적으로 부담 되는 수준을 떠나 만나면 안 되는 인식의 나이차라, 뭔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거절했는데 거듭거듭 제의를 하더군요. 뭐 어차피 소개팅 한다고 잘 될 보장도 없는데 기분전환 삼아 사람만나 밥이나 먹는다고 생각하라고.
그리하여 새해 첫날 지나자마자 소개팅을 하게 됐습니다.
음...사진과 전혀 달라보이는 전혀 취향 아닌 외모라든가......밥만 먹고 헤어지기 딱 좋다는 생각을 하며 초면에 삼겹살을 구워먹었지요. 주선자가 동행했는데 계속 둘이서 회사 꼰대들 험담을 늘어놓는 통에 딱히 대화를 많이 하지도 않았고...그냥 한 정거장 거리의 귀가길에야 제대로 대화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뭐 그렇게 첫만남에서 끝나나, 싶었는데 먼저 연락을 취해주더라구요. 처음 겪어 보는 거라 내심 놀랐음. 그래서 대화가 이어지다 보니 다음 약속이 잡히고, 만나고 다음 약속을 잡고...그렇게 한 주에 하루 씩 4번을 만났습니다.
물론 이번주말에도 만나기로 돼있고요.
대화하면서 알게 된건 만화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하는 아가씨라는 것이었습니다. 스팀과 오리진으로 산 게임들이 많고 지금 사고 싶은건 플스4라는 것과 지금 가장 하고싶은 게임은 폴아웃4.
게임에 대한 열의를 내비치는 얘기를 듣다보면 집으로 데려와서 제 자리와 게임기를 내어주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게임을 하나씩 하나씩...라스트 오브 어스, 저니, 언차티드, 섬란카구라 등등을 하나씩 섭렵하게 하고 싶습니다. 궁극으로는 블러드본이나 다크소울3를 클리어하게 하고 싶고요.
아무튼 매일 톡을 통한 대화가 이어지고 있고 이번 주말에는 신도림에 가서 영화를 보고 게임을 사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괜찮다면 진지하게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말을 전할 생각입니다.
물론 8살의 나이차는 여전히 마음에 걸리기때문에 성사되지 않는다 해도 그다지 대미지 입을 것도 없으니 이무려면 어떠냐 싶어 마음은 가볍네요.
문제는 월화수목금 풀야근도 모자라 집에서도 일하느라 시간이 더럽게 안 가고 더럽게 힘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