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굉장히 무관심해지고 내 흥미에 초점을 더 두면서 외부의 일이 무덤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이를테면- "새벽까지 야근을 하고 왔고 내일도 일이 많다. 하지만 난 날 위해 단 한 시간이라도 게임을 하고 잘 것이다. 피곤해서 지각을 하던가 회사에서 조는건 평소 회사가 나에게 야근을 시켰기때문이지. 업무중 피곤한건 그때 가서 알 일이고."
라는식으로 나에게 소소한 보상이나 흥미거리를 계속 물려주어서 리프레쉬 해왔던거 같은데..
문제는 요즘은 그게 안 됩니다.
뭐 물론 몸이 아프니까 그런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요, 회복을 위해 게임이나 취미생활도 전부 끊고 그냥 남는 시간에 안마기나 주물거리다가 밤 되면 그냥 누워있다가 자는 영혼 없는 라이프스타일이 되니까 스트레스를 발산할 데는 이제 아무데도 없고...도리어 먹고 자고만 하니까 살찌는 데에 대한 고통.
회사냐곤 일주일을 줘도 야근을 풀로 채워야 감당할만한 일을 3일 안에 끝내라고 일정표에 써있고. 위에선 더 완벽하게 작업해놓으라고 일감을 얹어주고.
스트레스를 없애고 잘 먹고 잘 자야 낫는다는데 일때문에 쉬지 못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분노와 스트레스로 잠을 못잡니다.
수년간 계속된 노력의 실패들과 성취 없는 삶에서 나온 스트레스가 내면에 꾹꾹 눌러담겨 있다가 병이 난거라고 저 스스로는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평소엔 스트레스가 있는지도 모르는 느낌으로 살아왔습니다. 다 내탓이지 하면서 잘 담아와 있었어서 그냥 병이 났구나 하는 정도..?
근데 지금은 진짜 그냥 세상이 시커매 보여요(그냥 이미지가). 매사가 부정적이게 되고 퇴사를 하루에 수십번도 더 생각하게 되고.
딱 지난주까지만 해도 최근에 친해진 귀여운 회사 아가씨랑 다크소울 같이 하면서 하하호호 했던것도 이제는 플레이 하는 거 봐도 답답해서 짜증나고 뭐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면 돼지새끼 살찌는 소리하네 같은 느낌으로 들리고...물론 아직까지 겉으로는 잘 웃는척 하고 있습니다만 되레 화가나니까 웃게 되는것도 있는거 같아요.
친구놈들 농담이 농담으로 안 들리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 새끼들이 뭔데 내 인생을 부정하지? 같은 느낌으로...
평소랑 대화패턴이 똑같은데도, 삶의 풍경이 똑같은데도 받아들여지는게 다르다는걸 확실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난 쉬어야 되는데,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 하는데 하는걸로 스트레스를 더 받는 느낌이에요.
여기에 한 주 병원비로 수십만원이, 수액 주사 한대에 십만원이 추가로 깨지니 과잉진료 아닌가, 싶어서 한대 맞은거 같고요 하하. 실비신청할때 그 주사들은 보험 적용 안 돼서요^^하면 참 웃기겠네요. 근데 그럴거 같단 말이지요.
하...병원 갔다가 출근해야지...
근데 그마저도 퇴사가 늦어 당시 가장 크게 잃은부분이 건강과 번아웃부분인데 건강회복하는데만 수년이 걸렸고 번아웃은 십수년이 지난 아직도 회복이 안됩니다.
하루라도 빨리 결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