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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스물, 어느 봄날 (2) 2024/05/31 PM 05:17

스물, 어느 봄날



책갈피에 끼워둔 꽃잎처럼

바랠지언정

사라지진 않을 그리움.


너를 펼쳐볼 때면

봄결에 잠기다가도

재채기처럼 찾아드는

상실의 자각.

나는 너를 잃고 말았구나.


어느 봄날, 봄날마다

너를 보낸 내가 남아서

앙금처럼 남은 사랑.

다 녹일 때까지

난 더 울어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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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싸만코    친구신청

아 기가막히네요

사러가자!!    친구신청

표현법 : 직유법, 의인법, 반복법, 대구법
주제 : 스무살의 상실감, 비애
표현상 특징 :
특정 연에 명사형 종결 어미로 여운 형성,
다양한 종결 어미 활용.
[단편_습작모음] [시] 맑음, 때때로 흐림 (0) 2024/05/28 PM 05:32

맑음, 때때로 흐림



흐린 날에 태어난

축축한 쿠키.

눅진함이 좋다나

희한한 녀석.


우산은 두고 와.

비 올 기분은 아니니까.

혹여나 온다면

그때는 젖지 뭐.

네 말마따나

눅눅해지는 것도

썩 나쁘지만은 않다.

바삭한 쿠키가

시늉만 한다며

핀잔을 줄 테지만.


너는 알았니?

달력은 온통 생일날.

이러니 누군들 기억하겠어.

그러니까 축하해.

너만 울진 않았을 거야.

잔뜩 흐린 날이어도.

구름이 안 걷히면

부채질하면 되지.

그래도 흐리다면

비라도 뿌려보지 뭐.


일기장에 적어둘 테야.

"맑음, 때때로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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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눈물과 산성과, 그리고 또 모두에게. (0) 2024/05/13 PM 06:29

눈물과 산성과, 그리고 또 모두에게.



눈물에게.

한철 장사 마치고도

섬에 남을 거야?

저들의 분노.

저들의 걱정.

저들의 심정도 이해가 돼.

배 끊긴 섬을

결국 너도 떠날 거잖아.

새로운 황금을 찾아.

찌꺼기는 저들 몫으로 남긴 채.

함께 침몰하겠다.

가면 벗고 말할 수 있어?


산성에게.

축제는 끝났어.

이미 꽤 오래전에.

눈물 탓은 절대 아냐.

누구 탓도 전혀 아냐.

절로 그리되었다고

어쩌면 더 슬픈 이야기.

눈물에게 물었지.

너는 여전히 남을 거냐고.

자신에게도 물어봐.

또 친구들에게도 물어봐.

여전히 사랑할 수 있겠냐고.


모두에게.

산유국도 아닌 나라에서

참 오래도 태웠다. 그치?

너무 크게 타올라서

기름 한 방울 남지 않고

동나버렸을지 몰라.

모닥불이었던 적은 있어도

꺼진 적은 없어서

어찌할 바 모르겠다면

그냥 둥글게 모여 서로를 안으면 돼.

겨울은 아주 길고

무척이나 혹독할 테지만

반드시 봄은 올 거니까.


마지막으로.

어이, 이 씨.

쓰레기나 주워.

꺼드럭 거리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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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공란 (0) 2024/05/08 PM 05:15

공란



방송을 보며 한참을 웃다.

숨 고르는 짧은 침묵마저

못 견디게 지루해져 휙휙 넘겨버렸다.


이어붙인 자극에 익숙해져

여백없는 화면에 길들여져

짧디짧은 암전마저 못 견디게 되었다.


공란은 채워야 한다 배웠기에

억지로붙으며서로를숨막히게한걸까.

다닥다닥붙어버린탓에숨쉴틈도없다.


잠시 멈추어 침묵에 젖어보자.

비었다고 여긴 침묵 속엔 내 심장소리가 있으니.

나라는 감정을 한껏 곱씹어 보자.

깊게 들이쉬고, 마음껏 내쉬자.

공란은 나를 더 선명하게 할 띄어쓰기가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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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_습작모음] [시] 사람 껍데기 _ v2 (0) 2024/05/02 PM 05:03


사람 껍데기



어른들은 더 이상

개미의 죽음에 슬퍼하지 않는다.

아이들도 더 이상

개미의 죽음에 슬퍼하려 하지 않는다.


아이는 잔뜩 배부른 고양이 되어
생지 꼬리 휙 내던져, 갸날픈 비명에 낄낄.

병아리 덜미 콱 으깨어, 벌건 핏물이 뚝뚝.

나비 날개 팍 짓이겨도, 참 잘했어요 짝짝.


당연한 듯 잔혹해진 세상에서

아이는 더 이상

사람 껍데기를 쓰지 않는다.
구멍난 마음, 금으로 떼우면 그만.

거리낌 없이 물어뜯고

어른과 똑닮은 표정을 짓는다.


...

퇴고작. 과 덧붙임.

사람 껍데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 말하고 다니면서.

아이들을 보고 화들짝 놀랜다.

조련이 필요한 건 누구일까.

회초리를 맞아야 하는 것은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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