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해본 후에 다시 해보는 거니 정말 20년만에 다시 해보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리메이크 엔딩 시점까지만 플레이해봤는데 딱 4시간 정도 분량만에 끝나더군요.
리메 클리어후에 하니 스토리 단축판을 플레이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리메 플레이할 때는 미처 못 느꼈는데, 원작을 다시 해보니 얼마나 세세한 부분까지 담았는지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상을 요약하자면...
1. 리메 음악보다 원작의 구수한 비트 음악만이 주는 뭉클한 감성이 있다. 그 당시 플레이해본 사람만이 20년만에 들어 느낄 수 있는...
2. 리메할 때는 미처 몰랐는데 원작의 단순한 배경 한 요소마저 세세한 게임요소로 바꿔 넣은 것을 깨닫고 감탄.
(바렛, 티파, 클라우드가 동시에 스위치 조작하는 부분, 바이크 미니 게임 부분, 월마트의 남남남 관장이 묘하게 게이스러웠던 이유, 밤에 몰래 나가려는데 에어리스가 귀신같이 눈치 채는 부분, 신라 빌딩 계단으로 일일이 올라가는 부분...등등 자잘한 요소가 원작을 해보면 그래서 그렇게 만들었구나! 라고 깨닫는 부분이 있어 굉장히 새로웠음)
3. 리메 전투에 익숙해진 다음 원작 전투를 하면 매우 쉽고 단순하긴 함. 넉넉한 MP로 공격과 회복 마법만 써주면 거의 대부분 해결되는...
(생각해보면 파판이 소드마스터류로 바뀐 것도 AC 이후였으니...)
4. 확실히 원작의 미드갈드는 커다란 도시라는 느낌은 커녕 마을이라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옛날에는 머리속 상상이 그렇게 만들어줬지만... 그 대도시 일부분이 붕괴하는 비극적인 연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리메는 많은 공을 들였다.
6. 지금 해보면 미드갈드 나오고 월드맵 나와도 그렇게 큰 세계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음.
7. 원작 스토리의 에어리스는 오히려 리메 에어리스보다 더 급작스럽게 들이댄다는 느낌이 강함.
8. 원작 클라우드의 성격이 묘하게 지금 인상과는 괴리감이 있음. 유저가 선택하는 대사가 더 다양해서 그런 걸수도.
9. 아발란치 3인방, 티파, 에어리스 캐릭터성은 확실히 관련 스토리 연출들이 많아져 리메에서 대폭 강화되었다고 생각.
10. 리메에서는 티파와 에어리스가 클라우드를 사이에 두고 날을 세우는 모습이 줄어들었음.(파트 2에서는 과연?)
11. 마테리아 갈아끼기는 리메도 좀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원작은 그 10배 더 귀찮음... 많이 편하게 개선해준 거였구나...
12. 스토리 부분은 대사가 적음에도 오히려 원작이 세계관 부분을 더 자세하게 말해주는 편임. 솔직히 리메 스토리는 처음하는 사람에게는 난잡하고 원작 스토리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받아들여지는 수준이라고 생각됨.
13. 원작 스토리는 클라우드의 기억에 관련된 반전이 핵심이었는데 이 부분이 미드갈 떠나며 바로 설명되는 것을 보면 리메도 여기까지는 해줬어야하지 않나... 하지만 리메 엔딩을 생각해보면 거기서 끝내는 게 더 애매할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 전개는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역시 파트2가 나와봐야...
14. 원작에 없는 리메 스토리 부분은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붕괴 후 신라 빌딩 가기 전에 와이어 찾으려고 지하수도 던전 부분은 스토리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이었다고 생각됨. 플레이 시간 늘리기 용...
15. 리메에서는 나오는 몇몇 보스몹들은 원작에서 일반 필드에 나오는 중형 몹에 불과했다.
결론은 리메를 클리어하고 원작을 플레이해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이 리메에서 이렇게 바뀌어 들어갔었구나.. 라고 새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어요.
원작 플레이는 여기서 멈췄다가 파트2 나올때쯤에 해볼 예정입니다.(이후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몰라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잠시 멈춰뒀던 리메 하드 난이도나 클리어하러 가야겠습니다. 하드 난이도 재밌어서 2회차도 즐겁게 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