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서울 상경, 게임회사를 들어갔습니다. 이후로 이런 저런 고만고만한 게임 회사를 전전하며 ui디자인을 하고 있었는데요,
최근 회사가 간판만 겨우 남겨 놓을 수 있는 정도로 망해버려서 작년 11월 말일에 퇴사를 했습니다.
이후에 정신없이 놀다 보니 문득 보름이 지나있어서 정신차리고 포트폴리오를 한 달 정도에 걸쳐 다듬어 준비를 했고요.
(이중에 컴퓨터 문제로 일주일을 아무것도 못 함!)
아무튼 설 연휴 끝에 게임잡을 통해 이력서를 오픈하고...실업급여 구직활동 인정을 받기 위해 한 군데 직접 이력서도 넣어 놓고...
그러고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뭐 이제 나이도 마흔이고- 중간중간 퇴사하고 논 시간을 빼도 경력이 15년 가까이 됐고- 하다 보니 이제 슬슬 다른 직업을 알아봐야 하겠지?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 높지 않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그래도 신입이나 2년~3년 경력자들에 비하면 높은 애매-한 수준이니까
부담되는 회사들이 많겠지 싶고요. 그래서 이제 게임업계에서 마지막 구직활동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화광반조인지 뭔지 하루 한 군데 씩 이번 주 면접이 다 잡혀버렸네요?? 다음주로 미루거나 거절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갑자기 인기인이 된 기분...여태 이런 적이 없었는데요...(주로 함께 일한 사람들이 부르는 데로 다니긴 했습니다)
지난주 두 군데서 연거푸 왔을 때만 해도 헉..두 군데 씩이나? 하면서 그간 연봉 동결로 오르지 못한 만큼 인상해서 연봉협상을 한다면 문전박대 당하지 않을까? 뭐 이런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요, 흐음 추가로 오고 있는 이 상황처럼 찾는 데가 많으면 내 경력대의 보편적인 연봉 만큼은 불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살짝 붙어요.(저는 비슷한 중소규모 회사에서 저보다 경력 5년 정도 낮은 이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었거든요ㅋㅋ)
아무튼 오늘도 면접을 보고 오면서 다들 ui구인 급하다, ui귀하다 이런 말씀들을 하시는데,
여태 금전적으로든 뭐든 귀한 취급 받아본 적이 없어서...헤헤...뽑기 전에만 귀한 자리 임을 상기하며 지난 기간 동안 불쾌했던 일들이 하나둘 생각하고 그러네요.
신입 시절 신입이니까 무조건, 매일매일 10시까지 야근을 강요하던 첫 회사부터- 스마트폰 초기 시장에서 유료 게임으로 제법 히트를 치고 나라에서 주는 작은 상도 탔으나 상여금 인당 50만원이 아까워서 두 번 다시 상여금 지급은 없다고 못박은 회사라거나...
오전 출근 다음날 퇴근, 주말출근이 일상이던 회사를 다니며 5년여 만난 여자친구랑도 만남이 없어져서 헤어지고-게임은 대성공을 거둬 인센티브 몇 천만 원도 받아보고, 이후 차기작 망했다고 바로 해고 당해보고.
돈만 보는 게임이 아니라며 소수였지만 유저들과 몇몇 업계인들에게 응원과 지지를 받는 보람찬 게임도 만들어봤었고요(소수라 결국 망함)
연봉도 안 올려주면서 야근이랑 스트레스만 잔뜩 줘서 안면마비로 한 달을 고생했다거나,
돈만 보는 n모 회사 게임이 대성공 하는 거 보고 업계에 환멸을 느껴 탈업계 했다가 반년만에 다시 돌아와 만든 게임은 대 쪽박을 차고...이렇게 백수신세가 되었고 다시 구직중인게 현재인 상황입니다.
진짜 업계에서 일어날 법한 일은 대부분 겪어본 것 같네요. 뭐 이 이상 겪어볼 일은 없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저중에서 넷마블에서만 6년을 넘게 일했었는데요...ㅋㅋ잊지 않겠다.
아무튼 될 수 있는 한은 업계에 있고 싶은데 다행히도 그럴 수 있는 기간이 연장 될 것 같아서 묘하면서도 좋은 기분이드네요.
자신감을 얻으신거 같아 보기 좋네요~
그 자신감이 쭉~~~ 이어지셨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화이팅입니다!
할수 있을꺼에요~~